분당 얼굴홍조, 온도차·매운 음식·긴장에 달아오르는 기전
분당에서 진료실에 앉자마자 얼굴이 빨개져 민망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추운 데 있다가 실내에 들어왔을 때, 국물을 한 숟갈 떴을 때, 사람들 앞에서 말을 시작할 때 볼과 귀가 확 달아오릅니다. 몸에 큰 이상은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남들 눈에 먼저 보이니 신경이 쓰인다고 하십니다.
얼굴 피부는 원래 더 잘 붉어집니다
얼굴, 특히 볼과 코와 귀는 피부가 얇고 그 아래를 지나는 실핏줄이 표면 가까이에 촘촘히 놓여 있습니다. 같은 양의 피가 몰려도 팔다리에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얼굴에서는 색으로 바로 드러납니다.
게다가 얼굴의 혈관에는 필요할 때 굵기를 크게 늘릴 수 있는 특별한 통로가 발달해 있습니다. 머리 쪽 온도를 빨리 떨어뜨려야 할 때 쓰라고 있는 장치인데, 이 장치가 자주 열리다 보니 우리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열립니다.
첫째, 온도가 급하게 바뀔 때
찬 바깥에 있는 동안 얼굴의 실핏줄은 열을 아끼려고 바짝 좁아져 있습니다. 그 상태로 따뜻한 실내에 들어서면 좁혀 두었던 것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좁은 면적에 피가 몰립니다. 겨울 출근길 뒤 사무실에서, 목욕탕에서 나온 직후에 유난히 벌게지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운 곳에 있다가 찬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면 조였다 풀리는 일이 짧은 시간에 되풀이됩니다. 오리역에서 내려 걷는 동안 바람을 맞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겨울마다 심해진다고 하시는 것도 이런 되풀이가 쌓인 결과입니다.
난방을 세게 틀어 둔 공간, 히터 앞자리, 뜨거운 물로 세수하는 습관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온도를 극단으로 오가지 않게 중간 단계를 두는 것만으로도 하루 중 달아오르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실내에서 오래 일하시는 분들은 스스로 온도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다가 퇴근길에 몰아서 겪기도 합니다. 옷차림을 여러 겹으로 나누어 중간에 한 겹씩 벗고 입는 방식이, 두꺼운 외투 하나로 버티는 방식보다 얼굴에는 훨씬 순합니다.
둘째, 먹는 것에 반응할 때
매운맛은 사실 맛이 아니라 통증과 열에 가깝습니다. 고추의 매운 성분은 우리 몸에서 뜨거움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그대로 건드려, 실제로 온도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몸이 덥다고 판단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열을 버리려고 얼굴 쪽 혈관이 열리고 땀이 납니다.
뜨거운 국물이나 커피는 입안과 식도 쪽 온도를 직접 올려 같은 반응을 부릅니다. 술은 또 다른 길인데,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이 혈관을 넓히기 때문입니다. 이 물질을 처리하는 효소의 힘이 약한 분은 한두 잔에도 얼굴과 목이 벌게지고 심장이 빨리 뜁니다.
먹는 것 때문이라면 무엇을 얼마나 먹었을 때 어느 정도로 올라오는지 선을 찾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다 끊는 대신 뜨거운 것을 조금 식혀 먹고, 매운 음식은 찬 음료와 함께 먹지 않고, 술자리에서 속도를 늦추는 정도로도 차이가 납니다.
셋째, 긴장이 올라올 때
사람 앞에 서면 몸은 긴장 상태에 들어갑니다. 대부분의 부위에서는 이때 혈관이 좁아지는데, 얼굴은 반대로 열리는 쪽으로 반응합니다. 손발은 차가워지면서 얼굴만 뜨거워지는 어긋난 조합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마음이 하나 더 얹힙니다. 붉어질까 봐 신경 쓰면 그 긴장이 다시 방아쇠를 당기고, 붉어진 것을 알아채면 더 긴장합니다. 기흥역 쪽에서 오시며 발표가 잦은 일을 하시는 분들께는 이 고리를 끊는 연습을 함께 말씀드립니다.
한의원에서는 하루 중 언제 몇 번 달아오르는지, 손발 온도는 어떤지,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소화 상태를 함께 살핍니다. 같은 홍조라도 몸에 열이 몰려 있는 분과 위아래 온도가 크게 어긋난 분은 보는 각도가 달라집니다.
세 가지 방아쇠는 따로 오지 않고 겹쳐서 옵니다. 추운 길을 걸어와 따뜻한 식당에 들어가 매운 국물을 앞에 두고 여러 사람과 마주 앉으면, 온도와 음식과 긴장이 한꺼번에 당겨집니다. 그래서 유난히 심했던 날을 떠올려 보면 대개 조건이 두세 개 겹쳐 있습니다.
그냥 넘기지 않아야 할 때
달아오른 뒤에도 붉은기가 몇 시간씩 남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반응 단계를 지났을 수 있습니다. 코와 볼에 가느다란 실핏줄이 그대로 비치거나, 오돌토돌한 것이 함께 올라오거나, 화끈거림이 하루 종일 이어질 때도 한 번 봐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먹는 약을 바꾼 뒤부터 시작됐거나, 가슴 두근거림과 체중 변화가 함께 온다면 다른 원인을 먼저 걸러야 합니다. 분당에서 달아오르는 상황을 정리해 보고 싶으실 때는 터한의원 분당점에서 방아쇠가 되는 조건과 몸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